전 세계의 호텔을 선택할 때 가장 명확한 기준이 되어주는 것, 별. 우리는 1성급부터 5성급까지 분류된 호텔을 두고 취향에 따라, 목적에 따라 묵을 곳을 결정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호텔의 성급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5성급 호텔의 선정 기준과 글로벌 체인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럭셔리 호텔 분류법 그리고 남다른 시설의 공간과 하이엔드 서비스까지. 럭셔리 호텔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해소해 드릴게요.
국내부터 해외까지, 호텔을 평가하는 기준
1. 선택을 좌우하는 별 '성급'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평가 방법. 바로 1성부터 5성까지의 '성급'입니다. 국내의 경우,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서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호텔을 평가하고 있으며 현장평가와 불시평가, 암행평가를 통해 보다 디테일하게 호텔을 분류하고 있어요. 서비스와 입지뿐만 아니라 고객 응대, 서비스, 안전 관련 시설 및 이행 여부, 건물 관리 상태 등 모든 요소를 평가하죠. 그렇게 평가를 마친 호텔 중 1,000점 만점에 900점 이상을 획득한 호텔만이 5성급의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5성급 호텔의 가장 기본 조건은 5개 이상의 객실 타입과 3개 이상의 식음료장이며, 회의 시설과 연회장, 피트니스센터 또한 필수 요소입니다. 24시간 룸서비스를 포함해 발렛파킹과 도어맨, 벨맨, 컨시어지 및 장애인 편의시설 등이 서비스 평가 기준에 포함되죠. 이와 비슷한 기준으로 다른 국가에서도 4성급 및 5성급 호텔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요. 하나로 통일된 지표는 없지만 5단계의 성급 분류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꼭 한 번쯤 가보고 싶은 '7성급 호텔?'
두바이를 비롯한 해외 각국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7성급 호텔들. 사실 7성급 호텔은 세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호텔을 평가하는 기준은 5성급까지로 7성급은 '정말 럭셔리한 호텔'임을 표현하고자 할 때 붙이는 수식어에 불과하죠. 대부분의 5성급 호텔은 그레이드 기준 점수를 맞추기 위해 최저로 충족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그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한 호텔을 두고 7성급 호텔이라고 한답니다.
2. 럭셔리를 넘어선 럭셔리, 우버 럭셔리와 어퍼 럭셔리
한편 호텔 업계 종사자들은 숫자가 아닌 다른 표현으로 호텔의 고급도를 평가하기도 합니다. 바로 럭셔리부터 업스케일, 미들스케일, 이코노미 등의 분류로, 이는 전 세계 호텔 산업 데이터 분석 업체인 Smith Travel Research(STR)로부터 시작되었어요. 여기에서 럭셔리에 해당되는 호텔은 기본적으로 45㎡ 이상의 객실 크기를 준수해야 하며, 세면대와 욕조 등의 욕실 구성 요소인 픽스처를 4개 이상 갖춰야 합니다. 2~3개의 레스토랑과 바, 회의실,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스파 시설 또한 기본이죠.
STR의 등급 기준에 따르면 럭셔리 등급은 또다시 우버 스케일과 어퍼 스케일로 나뉩니다. 먼저 우버 럭셔리는 럭셔리 중에서도 더 상급의 럭셔리를 의미하며, 대표적으로 리츠칼튼 리저브, 불가리, 아만, 더 페닌슐라 등이 속해 있어요. 획일화되지 않은 디자인과 위치적인 특수함, 하이클래스 서비스를 자랑하는 곳들이 우버 럭셔리에 선정됩니다. 어퍼 럭셔리는 그 바로 아래 등급으로 리츠칼튼, 포시즌스, 만다린 오리엔탈, 로즈우드 등의 브랜드를 꼽을 수 있어요. 우버 럭셔리만큼의 압도적인 스케일은 아니지만 전 세계적으로 체인을 두고 있으며 역시나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일상을 벗어난 공간 경험의 집약, 럭셔리 호텔의 시설
1. 압도적인 첫인상 '정문'
투숙객이 호텔에 도착한 순간부터 로비로 들어서기까지의 매끄러운 동선 설계가 돋보이는 곳, 정문입니다. 규모가 큰 호텔일수록, 고급 브랜드일수록 호텔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정문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죠.
5성급 호텔의 세심한 철학 중 하나는 바로 '투숙객이 비나 눈을 맞지 않고 정문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할 것'인데요. 정문의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모두 제각각이지만 설계에 있어 하나같이 포트코셰어(porte-cochere) 양식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죠. 포트코셰어란 건물로 들어가기 전 마차가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지붕을 갖춘 공간을 뜻하는 말로 루이 14, 15세 시절 궁전에서나 볼 수 있던 기능을 오늘날 호텔에 적용했습니다.
2. 세심한 설계의 결과물 '로비'
정문에서 느낀 다양한 감정은 로비에서 증폭됩니다. 어떤 호텔은 로비를 통해 화려함의 정수를 보여주기도 하며, 플랜테이어를 활용해 차분함을 선사하기도,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인테리어로 여행의 기대감을 한껏 높여주기도 하죠. 고급 호텔일수록 로비와 프론트 데스트, 라운지 bar 등 각각의 공간을 분리하는 것 또한 흥미로운 점이에요.
로비를 이루는 요소는 인테리어와 설계 외에도 다양합니다. 은은한 향과 적절한 높이의 테이블, 부드럽지만 뛰어난 회복력을 자랑하는 소파 그리고 웰컴 티와 다과까지. 보다 치밀하게 여행자들의 오감을 자극하며 결코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호텔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라운지를 천천히 둘러보며 이곳만의 디테일을 음미해 보는 건 어떨까요?
엘리베이터와 복도
그 이면에 숨겨진 꼼꼼한 가이드라인글로벌 호텔 브랜드는 저마다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라운지와 객실은 물론, 쉽게 지나치곤 했던 엘리베이터와 복도에도 역시 철저한 기준을 두고 있어요. '엘리베이터는 45초 이상 기다리게 하지 말 것', '카펫의 두께는 2cm 내외', '카펫 아래 고무 패드나 펠트지를 덧대 충격과 소음을 흡수할 것'과 같이 말이에요.
3. 밀도 높은 휴식을 위한 '객실'과 '욕실'
적당한 긴장감과 기대를 안고 들어선 객실. 럭셔리 호텔의 객실을 처음 마주했을 때 더욱 깊은 편안함이 느껴지는 건 여유로운 공간감 덕분이기도 해요. 고급 호텔들은 최소 45㎡부터 60㎡까지의 객실 크기를 준수하고 있습니다. 복도의 소음을 막기 위해 문 두께는 최소 45mm로, 콘센트 박스 틈으로 스며드는 소음까지 완벽한 차단을 위해 객실 간 간벽을 설치하기도 하죠. 매트리스는 덕시아나와 같은 세계 최고의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거나 호텔 자체 매트리스를 개발 및 제작하는 등 투숙객의 숙면을 위해 늘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객실 속 또 다른 구역, 욕실. 샤워부스와 욕조가 분리된 것 자체로 메리트를 느꼈던 이전과 달리, 최근에는 욕조를 하나의 오브제로 활용하거나 통창 아래에 설치하는 등 심미적인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단순했던 기능의 욕실에서 힐링과 재충전의 공간으로 자리 잡음은 물론, 때로는 욕실 뷰가 객실 선택의 기준이 될 만큼 취향이 드러나는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죠.
4. 호텔을 선택하는 또 다른 요소 '다이닝'
5성급 호텔의 또 다른 조건 중 하나는 바로 투숙객의 특별한 식사 경험을 위한 레스토랑입니다. 5성급 호텔은 기본적으로 3개 이상의 다이닝을 반드시 갖춰야 하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세 끼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올데이 다이닝 또한 필수로 여기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조식은 호캉스의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호텔 안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이른 오전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갓 조리된 셰프들의 만찬, 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까지. 누구든 호텔에서의 근사한 아침을 맞고 싶어 하죠. 럭셔리 호텔의 조식은 일반적으로 뷔페와 알 라 카르테, 인 룸 다이닝 형태로 나뉘며 호텔에 따라 플로팅 조식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5.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한 '부대시설'
호텔 수영장과 스파는 일상에서 누릴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에요. 긴 레인으로 권역을 구분해 두기만 했던 이전의 수영장과는 달리 마치 바다와 하나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인피니티풀이 어느덧 기본 시설로 자리 잡았습니다. 스파의 경우 마사지와 같은 물리적인 트리트먼트는 물론, 명상과 힐링, 디톡스 등의 '마음 챙김' 프로그램이 스파의 일부분으로 확장되고 있어요.
5성급 호텔의 자격 조건 중 하나 바로 피트니스 센터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호텔 안에서 피트니스 센터는 그저 형식적인 시설에 불과했으나 웰니스의 가치가 강조되며 피트니스 센터 역시 주요 부대시설로 자리잡고 있죠. 한쪽 벽면을 통창으로 설치해 채광을 확보하거나 창밖 경치와 함께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며 공간 배치와 설계에 공을 들이고 있어요. 최근에는 필라테스와 요가, 스트레칭 존을 구분하는 등 다양한 운동 수요를 반영하고 있답니다.
일류 호텔을 만드는 키포인트, 럭셔리 호텔의 서비스
1. 능숙한 대처와 여유로운 태도 '벨맨'
벨맨의 따뜻한 환대와 함께 시작되는 호텔에서의 여정. 여행자들의 편안한 이동을 위한 그들의 에스코트는 정문까지 이어집니다. 이렇듯 벨맨은 가장 최접점에서 투숙객을 맞이하는 필수적인 존재이자 호텔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자동차 주정차 서비스부터 벨멘 데스크의 유무, 정문의 조명, 배경 음악, 캐리어 카트와 보관소까지. 이렇듯 철저하고 체계적인 벨맨 시스템은 럭셔리 호텔의 자부심이죠.
2. 늘 가까이 존재하는 여행 전문가 '컨시어지'
중세 시대에 성을 안내하던 '촛불 관리자'에서 유래된 컨시어지. 원래 호텔에서 기본적인 안내를 담당하던 관리인의 개념이었지만 현재는 여행부터 쇼핑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투숙객의 요구에 응하며, 호텔 및 지역의 전문가 역할을 다하고 있어요. 맞춤형 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며 다양한 1:1 컨시어지 서비스도 발견할 수 있는 요즘. 좋은 호텔일수록 컨시어지의 전문성과 역량을 핵심 가치로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3. 한계를 두지 않는 최상급 서비스 '버틀러'
해외 유수의 럭셔리 호텔에서는 버틀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버틀러는 개인 집사를 의미하는 말로, 패킹과 언 패킹을 비롯한 1:1 맞춤형 서비스 그리고 쇼핑과 레스토랑 예약 등의 지극히 개인적인 서비스까지 모두 담당합니다.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한 객실당 1인에서 3인의 버틀러를 배정하며 24시간 동안 상주해 투숙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어요. 아만 리조트와 세인트 레지스 호텔처럼 우수한 버틀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에서는 이 자체로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인정받기도 한답니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럭셔리 호텔 브랜드
1. 표준화되지 않은 공간과 경험, 아만
1988년 설립 이후부터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럭셔리 리조트 및 호텔 체인, 아만. 지역적 문화와 자연환경, 그리고 현대적인 시설을 조화롭게 갖추고 있는 아만은 단순히 머무는 공간을 넘어 독창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푸켓의 아만푸리를 시작으로 현재 전 세계에 30여 개 이상의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곳. 단순한 럭셔리 리조트 체인을 넘어 진정한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아만을 만나보세요.
2. 아시아 호스피탈리티의 정수, 더 페닌슐라
1928년, '수에즈 운하 동쪽 최고의 호텔'이라는 초창기의 목표 아래 세워진 더 페닌슐라 홍콩은 전 세계 10대 호텔 안에 언제나 언급되는 호텔입니다. 페닌슐라의 시그니처이자 전용 차량인 페닌슐라 그린 컬러의 롤스로이스와 흰 제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도어맨, 머무는 동안 계속되는 버틀러의 세심한 서비스까지. 어디에 머물러도 마음이 편안한 더 페닌슐라 브랜드의 호텔은 현재 12개로, 아시아에 6곳, 미국에 3곳, 유럽에 3곳이 있습니다.
3. 마음을 읽는 미스틱 서비스, 리츠 칼튼
호텔리어의 왕이라고 불리는 세자르 리츠로부터 설립된 리츠 칼튼. 이곳의 모든 직원은 '우리는 식사 숙녀 여러분을 섬기는 신사 숙녀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크레도를 늘 품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직원들 또한 스스로를 귀한 사람임을 알고 늘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한 번 요청한 사항은 먼저 말하지 않아도 해결해주는, 마음을 읽는 서비스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리츠 칼튼은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 전 세계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현재 115개의 시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